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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2. 19. 11:17







2017 일본 경제경영서 대상을 수상한 이 책은, 외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글로벌 엘리트들을 만나온 저자가 그들을 겪으며 생각한 '일 잘하는 요령'이 무엇인지를성공하는 최고들의 77가지 일머리 법칙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 발견하였던자기 긍정 감이 낮은 한국사회의 모습을 꼬집으며 이 책을 통해 자기 긍정 감을 높이고, ‘새로운 일의 방식을 고안하여 자아실현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 자아실현을 위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비로소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이 조금이라도 '강요된 가치관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김무귀, 한국어판 서문 11p

 

저자가 말하는 77가지 법칙은 일 잘하는 엘리트들만의 특별한 비법을 담고 있지 않다. 너무도 당연한, 그래서 자칫 소홀히 여기고 넘어갈 수 있는사소한 것들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음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에 결과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77가지의 내용을 5개의 chapter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1. 기본 중의 기본 - 숨겨진 비법보다 이미 알고 있는 기본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2. 엄격한 자기관리 - 사소한 습관이 성과를 좌우한다

  3. 이기는 마음가짐 - 자신의 일에 주체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4. 사람을 향한 리더십 - 사람들이 따르는 리더는 이것이 다르다

  5.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아실현 - 자신을 알아야 자기다운 인생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일 하는 습관, 태도, 마음가짐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머리 습관이라고 해서 꼭 일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만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일의 방식이 아닌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자기 긍정 감을 높이는 삶의 방식이라고 말하였다.

 


28번째 법칙. 경제지 대신 만화를 읽는 엘리트들

 



"이처럼 여가에 시시하다고 일컫는 소년 만화를 읽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의외로 많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비즈니스맨은 분명 오페라나 뮤지컬 감상 같은 고상한 취미 생활을 할 거로 생각했는데, 쉬는 시간에 의외로 만화나 게임에 열중한다."

-118p

 

내 출퇴근 가방에는 항상 읽지는 않지만 들고 다니던 책이 한 권씩 있었다. 대부분 경제/경영, 과학 서적이다. 한 시간 넘는 출퇴근 길에 지하철에서 생산적인 일을 하겠다며 들고 다녔지만 잘 읽히지 않아 30분 이상 읽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이제는 이 무거운 책들을 들고 다니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웹툰을 보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 강의를 듣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는 저자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계발서나 두툼한 경제 경영서를 찾아 읽는 사람들이 출세에 조바심을 내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두 시간,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되는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신기한 것은 퇴근길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잠자기 전에 웹툰을 보고 SNS를 훑던 습관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방 속에서 잠자던 책들이 침대 머리맡에 놓이며 제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가 이야기한 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긍정적 전개인 것 같다.

 




"철저하게 집중하고 철저하게 힘을 뺀다."

"일할 때는 철저하게 일에 집중하고 쉴 때는 철저하게 몸에서 힘을 빼는 식으로 긴장과 완화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듯하다." - 118p

 


76번째 법칙. 자신을 자유롭게 하자 




"자아실현이란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인생이란 게 그렇잖아. 이런저런 고생도 하고, 공부도 하고, 경험도 쌓으면서 책임도 커지고 점점 부자연스러워지는게 대부분이니까"  - 276p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이라는 표현이 묵직하게 읽혀졌다. 나는 어떤 방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나무를 뿌리에서부터 가지로 올라가는 일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두꺼운 기둥을 올라가는 길은 모두 비슷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가지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모두 다른 높이와 다른 방향의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고생도, 공부도, 경험도, ‘무엇을 하는 가는 모든 순간이 선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딛고 서 있는 나뭇가지의 굵기는 갈수록 얇아진다. 가지가 얇아진다는 것은 위태롭다는 것보다 자유로움이 얇아지는 것, 그래서선택이라는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자아실현은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인생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를 깨닫는 자가 이긴다"  -279p

 

지금의 나의 인생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솔직할 것'이다. 좋고 싫음에 솔직할 것.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것. 그래서 지금의 나는내가 좋은 것들로 하루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내다 보면 나에게 좋은 것들이 다른 사람을 상처 주기도 하고, 나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솔직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나에게 좋은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있다.


인생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깨닫는 것은 참 어렵고 끝이 없는 이야기이다. 지금의 나는 내 인생에서 솔직할 것, 그래서 내가 좋은 것을 하며 행복할 것을 생각하지만 그 생각에 확신을 갖고 있진 않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치로부터 받을 수 있는 상처를 미리 걱정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요즘의 나는 가끔적당함을 생각한다. 무언가와 타협하는 것 같아 외면하려 하지만, 10년 후 나는적당함을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 가지를 같이 두고 보면 나는 76번째 일머리 법칙을 읽으면서 '내가 좋은 것에 솔직하고, 좋은 것을 하며 살 것. 그러다 보면 나는 내가 희망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자아실현을 위한, 내가 나에게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이 될지는 앞으로 더 두고 볼 문제이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어느 정도 회사 생활에 익숙해진 요즘 '내가 잘 하고 있나?', '나는 지금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이 책을 읽고 '아차' 싶었다. 내가 알고 있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이 많기도 했지만 '요즘의 나'와 나란히 두고 생각하면 부끄러운 순간이 많았다. 나름 회사 생활도 열심히 하고, 부지런한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타인이(사회가) 정한 잣대에 적당히 괜찮은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곳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77가지 일머리 법칙을 모두 지켜야 한다거나, 반드시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정말일 잘 하는 방법일머리만을 소개하고 있지도 않으며, 나도 이 책의 내용을 모두 하나하나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적어도 나를 한번 돌아보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쉽게 읽히면서, 당장 내일의 내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또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자기 긍정 감을 높이는 삶의 방식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는 것은일을 잘 한다는 것이일머리가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는 뜻 같다. 사람마다일을 한다는 것의 의미가 모두 다르듯 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바도 모두 다를 것 같다.

 

나는 대학교 졸업을 앞둔 내 동생에게 이 책을 건네려고 한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동생이 '일머리'를 갖게 하는 좋은 습관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싹싹하고 좋은 직장동료로 사랑받도록, 자신의 일을 대하는 모습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리고 자기 긍정 감이 높은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이 책은윗사람의 시선에서 목에 힘주며 쓴 경제 경영서가 아니라 제가 실수하고 혼났던 다양한 경험을 고백하며아랫사람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제경영서 이기에 쉽고 재미있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가 강요하는 가치관이 아닌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해주위가 반대하는 자신의 결단에 보다 자신감과 용기가 솟을 것입니다.”

-김무귀, 한국어판 서문 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