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열 (비투엔 기술이사/전문위원)
차 례
1. 서론
2. 4차 산업 혁명의 도래
3. 기업의 정보환경 구조 – 정보의 사각 지대
4.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5. 결론
1. 서 론
21세기 ICT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전송 비용, 저장 비용, 처리 비용이 거의 무료에 가까워지면서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개념을 낳았으며 이는 기존 시장의 경계를 무섭게 허물고 있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에 기초한 구글의 알파고는 방대하게 축적된 데이터를 수백, 수천대의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실시간 시뮬레이션하면서 이세돌 9단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리했다. 바둑에서 조차 인간의 감과 경험에 의한 의사결정보다 방대한 빅데이터에 기초한 확률 기반 의사결정이 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는 단적인 사례다.
4차 산업혁명의 꽃은 인공지능에 있으며 그 중심엔 데이터가 있다. 아무리 좋은 인공지능 알고리즘도 빅데이터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지능을 가질 수 없다. 아이가 어른이 되기 위해 수십 년간 수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같은 이치로 기업 의사 결정의 효율화를 위해선 기업 내부 데이터와 더불어 외부 데이터를 적극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체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본 기고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여 능동적이면서도 기민하게 의사결정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 방법을 제시하였다.
2. 4차 산업 혁명의 도래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 혁명을 핵심 의제[1]로 삼으면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철도와 증기 기반 중심의 기계에 의한 1차 산업 혁명, 에너지 중심의 2차 산업 혁명, 디지털 중심의 3차 산업 혁명 이후로 IOT, AI, Cloud, Big Data 등 다양한 ICT기술의 발전과 융합으로 기존 시장 질서에선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 도래하였으며 이러한 혁명적 현상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는 네트워크 전송 비용, 데이터 저장과 처리 비용, 분석 기술의 발달, 스마트 기기의 기술 혁신 등으로 도래하였으며, 이는 곧 시장의 경계, 산업 간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4차 산업 중 유망 산업인 자율주행 자동차를 보면 구글, 애플, 바이두, MS, Nvidia, Uber 등 글로벌 IT기업이 기술[2]을 선도하고 있고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이를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도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장 사업부를 신설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으나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글로벌 IT기업이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갖고 있는 제조나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진 않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부분인 S/W Platform에 대한 품질이 글로벌 IT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글로벌 IT기업에 종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 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주도하던 노키아는 아이폰의 출현으로 5년을 버티지 못했고,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폰도 세계 수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내면을 보면 심장과 같은 OS는 Google의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기기의 매출액 대비 애플리케이션이나 음악,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통한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극히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Google과 Apple은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인 OS 시장을 장악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AppStore와 PlayStore를 운영하면서 2016년에만 약 35조원에 달하는 매출 이익을 거두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체 매출 이익과 비슷하다.
▶ 그림 1. Google과 Apple의 AppStore 이익 규모
3. 기업의 정보환경 구조
4차 산업혁명 이전의 기업 환경은 주어진 시장 경계 안에 존재하는 고객, 경쟁자, 공급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으나 현 시대에선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금융, 제조, 통신, 자동차, 유통 등 산업 간의 경계는 점차 무너져가고 있으며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IT 혁신이 각 산업계의 비즈니스를 융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출현을 촉진 시키고 있다.
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이 2015년 3월에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글[1]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엔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새로운 온디멘드(on-demand) 비즈니스의 파급력은 수십 년 된 기업의 가치를 순식간에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엔 데이터가 있다.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와 이를 무한 접근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고도로 발전된 분석 기술 등으로 정치, 문화, 사회, 산업 전반은 물론이며 국가 간의 경계조차 데이터가 흔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데이터가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의 미래 모습을 새로이 인식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통적 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며 활용 체계 역시 부재한 실정이다. 필자가 컨설팅을 수행한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의사 결정을 위한 보고서 작성에 적지 않은 직원들의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비효율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는 상위 관리자의 감(感)에 의한 결정에 걸맞은 맞춤형 보고서를 만드는 것도 다반사다. 더 큰 문제는 작성한 보고서(곧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며 공유 되지도 않아 유사한 보고서를 수없이 반복하여 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기업의 경우 기간계 시스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EDW, Mart, EIS시스템 등에 적재하고 의사결정체계에 활용하고 있으나 기업의 내부 데이터에 국한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수많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편이다.
필자는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의 수집과 가공에만 주안점을 두고 4차 산업혁명에서 기업의 생존을 좌우 할 수 있는 외부 데이터에 대해선 관심이 없거나 간헐적인 컨설팅 및 리서치 회사를 통한 자료에만 의존하는 현상을 [그림 2]와 같이 “정보의 사각지대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 그림 2. 기업 정보의 사각지대
물론 기업 내부 데이터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필요할 때마다 기업 내 다양한 정보자원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의사결정 지연의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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