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엔 기술기고

[기고] 퇴직연금 운용에 관하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6. 28. 16:51





몇 년 전에 보험회사의 퇴직연금 프로젝트에서 데이터구조를 설계한 적이 있습니다. 퇴직연금을 다루는 다른 금융기관도 마찬가지지만 데이터 주제영역으로 표현하면 이런 데이터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주제는 IT와 관련된 내용도 데이터에 관한 내용도 아닙니다. 우리가 가입한 퇴직연금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것도 좋을것 같아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 회사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퇴직연금 제도(확정기여형, DC형)를 도입했는데요. 그 동안 회사의 퇴직연금 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퇴직연금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알게되었고, 무억보다 수익률(적립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DC형 퇴직연금 제도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비교하여 지급불안 요소가 제거된다는 장점과 운영의 책임이 직원에게 있다는 특징이 있을 듯합니다. 직원 개인이 적립금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예시는 첫 해 연봉 3,00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연봉이 5%씩 인상되고 12년간 근무 할 경우입니다.(물가 상승은 제외)



기존 퇴직금 제도라면 대략 최근 3개월 "평균월봉 X 근무년 수"이므로 12년째 받는 연봉이 퇴직금과 비슷할 것 입니다. 그럼, DC형 퇴직연금 제도로 퇴직금과 동일한 금액을 만들려면 매년 몇 %의 수익을 올려야 할까요? 답은 이미 나와있는데요. 연봉 인상률 정도의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첫 해 부담금 250만원을 11년 동안 수익률로 운용하면 12년째 가치로 428만원이 됩니다.(= 250 X power( 1.05 X 11년)). 둘째 해 263만원을 10년으로 계산해오 428만원이 됩니다. 위 표의 "월급(미래)" 가치가 매년 발생한 퇴직급여(월급과 비슷)를 11년, 10년, 9년, ... 동안 5% 수익률을 가정했을 때의 금액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예전의 퇴직금 제도하에서는 12년 후에 5,131만원을 수령하게 되며, DC형의 퇴직연금의 경우 매해 퇴직급여(월봉)을 매년 5%의 수익이 나게 할 경우 5,131.만원이 됩니다. 즉, DC형 퇴직연금 제도의 장점을 살리려면 매년 연봉 인상률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여러분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저도 썩 좋진 않네요. 아마 많은 직원들이 퇴직연금 운용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 기본적으로 은행 예금 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개 예금상품의 금리를 보니 연 1.3% 정도 인 것 같네요. 물가 상승률도 못 따라 가는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에 대해 불안해 하시면서, 정작 자신이 관리하는 퇴직연금에는 무신경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예금상품으로만 운용한다면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연 1.3%를 10년동안 복리로 계산해도 14% 밖에 안됩니다. 조금 더 운영을 잘해서 연 2%로 10년 계산하면 누적 22%가 됩니다. 펀드가 오르내림이 심하다고 해도 3년 또는 5년 정도를 연평균하면 2% 이상의 수익은 거두지 않을까요?


그럼, 어떤 펀드를 고르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요? 이 역시 저도 잘은 모릅니다.


펀드를 운용 하다 보니 올해처럼 주가가 좋을 때는 수익률이 좋은 데, 경기가 안 좋으면 다시 원위치가 되는 문제가 발생됩니다. (그래서 펀드로 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저는 펀드를 고를 때는 5년 동안의 평균 수익률이 높은 순으로 몇 개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점(월 또는 분기)에 평가금액을 확인하여 수익이 나면 수익만큼 매도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채워서 항상 일정한 금액을 유지시켜 주는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내 돈을 지키는 안전한 투자법" 이라는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아직 오래되지 않아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원금 1,000만원에서 펀드 기준가가 낮아져 900만원이 되면 100만원 추가 투입하여 다시 1,000만원이 되게 하고, 기준가가 높아져 수익이 발생하면 111만원을 매도하여 예금으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기준가가 1000 → 900 → 1000 으로 원위치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11만원의 수익이 발생했습니다. 기준가가 1000에서 900으로 떨어지면 10% 하락이지만, (매 분기 1000만원을 유지하면서) 900에서 1000으로 오를 땐 11%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면,

1) 은행 예금 상품만 운용하면 답이 없다.

2) 그래서 펀드도 같이 운용해야 하는데, 펀드는 오르락 내리락 한다.

3) 그래도 펀드를 같이 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를 잘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자기만의 운용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해보자.

입니다.


제가 운용을 잘해서가 아니라, 제 주변의 우리 직원들이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시길 바라며 정리해 보았습니다.